하동 최참판댁 토지마을 초가 이엉 잇기 시작

내달 17일까지 초가 51...기술력 갖춘 동네 주민 작업 참여

관광객 대상 굼벵이 잡기·새끼 꼬기·용마름 작업 체험도

 

볏짚을 엮어 지붕으로 만든 초가집은 이맘때 쯤 새 볏짚으로 지붕갈이를 하느라 분주할 때이다. 하지만 요새는 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데, 초가 이엉 잇기 작업이 한창인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 하동 악양면 평사리 최참판댁 토지마을에서 전통방식의 초가지붕 이엉 잇기 작업이 본격 시작됐다.

초가집과 기와집 그리고 돌담이 그림처럼 펼쳐진 하동 평사리 최참판댁 토지 마을. 이른 아침부터 마을이 분주한 가운데 초가집 곳곳, 비바람을 맞아 검게 썩은 옛 이엉을 내리고 볏짚으로 촘촘이 엮은 새 이엉을 올리고 있다. 이마을에 사는 조범수 주민은 “(이엉)이것은 해마다 한 번씩 안 하면 안 됩니다“ ”짚이 더러우니까 다른 기와라던지 돌담 같으면 한번 하면 몇 십년 가지만 이것은 해마다 안 하면 썩어가지고 집이 샌다고 말했다.

마을 아래 마당에서는 짚을 잔뜩 쌓아 놓고 길게 이엉을 엮는 작업이 한창이고, 새끼를 꼬는 노인의 손에서 다부진 힘이 묻어나고 있다. 올해도 마을 주민들이 직접 이엉 잇기에 참여해 기계가 아닌 손으로 직접 이엉을 만들어 전통도 살리고,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허복일 동네 어르신은 건강에도 좋고 (겨울에)노니까 일도 해야 되고 모든 것이 재미난다고 한다. 경기도 안산에서 왔다는 관광객 일원은 지붕 잇는 모습을 보니까 우리 어릴 때 굉장히 시골 같은 데 가면 볼 수 있는 풍경 이었는데 이렇게 나이 들어서 보니까
새삼스럽다...”며 때를 잘 맞춰 왔다고 말했다. 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최참판댁을 찾았던 관광객들에게 초겨울 이엉 잇기는 생각지도 못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자연미와 함께 탁월한 보온효과로 선조의 지혜를 느낄 수 있는 초가집. 넉넉하고 고즈넉한 모습에 더욱 정겨움을 느끼게 하면서 눈과 비를 막는 등 1년 동안 집으로서 제 구실을 하기 위해 새 이엉을 얹는 작업은 1116일부터 내달 말까지 매일 710명의 이엉 작업 숙련자인 동네 어르신들이 계속 작업에 나선다.

하동군은 올해 새로 이엉이 교체되는 곳은 토지마을 37동과 토지장터 13, 최참판댁 초당 1동 모두 51동이며, 걷어낸 낡은 이엉은 악양면과 금남면, 진교면 지역의 농업부산물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초가 이엉 잇기 기술력을 갖춘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함으로써 전통계승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농외 소득증대 도움을 주고 있는 토지마을 이엉 잇기 사업은 최근 노촌에서도 쉽게 볼 수 없이 나이든 어르신들에게는 젊은시절의 추억을 되살리고 청소년과 아이들에게는 전통문화를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한편 하동군은 이번 작업에서는 낡은 이엉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볏짚에 숨어 있는 굼벵이 잡기와 함께 이엉 엮기, 새끼 꼬기 같은 체험 행사와 용마루 작업 시연도 마련해 관람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면서 토지마을은 소설 <토지>의 중심인물이 살던 초가와 돌담·싸리문 등 옛날 시골마을로 재현해 <토지> 속의 주요 인물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엉 잇기 작업과 체험에도 참여할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동열린신문/OBNTV열린방송 송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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